이상한 보훈처, 목함지뢰 하 중사 '공상(公傷) 판정'해 파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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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10.14(월) 14:15
국방
이상한 보훈처, 목함지뢰 하 중사 '공상(公傷) 판정'해 파장 논란
현재 보훈처, "전(前) 정권에서 영웅이 된 사람을 우리가 굳이 전상자로 인정해줘야 하느냐“
  • 입력 : 2019. 09.17(화) 10:42
  • 권병찬
힘겹게 휠체어에 오르는 하재헌 중사
국가보훈처가 "관련법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목함지뢰 사고를 당한 우리 병사 하재헌 중사에 대해 공상(公傷) 판정을 내려 파장과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육군은 군 인사법 시행령에 따라 적이 설치한 위험물에 의해 부상을 입은 사람을 전상(戰傷)자로 규정하지만 현 정권의 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관련 조항이 없다는 입장이다.문제는 형평성이다.

보훈처는 이미 천안함 폭침 사건의 부상 장병에 대해 전상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번에는 관련 규정은 그대로인 상태에서 상반된 결정을 내렸다.

군 관계자는 "두 사건 모두 정부가 북한의 도발임을 인정했고, 수색·경비 작전 중에 일어난 일"이라며 "(보훈처의 결정은) 정부가 목함지뢰 도발에 대해 '북한의 소행이 아니었다'고 번복하지 않는 이상 내릴 수 없는 판단"이라고 했다.

하 중사 건의 경우도 천안함 폭침과 같이 다른 조항을 폭넓게 적용해 전상 결정을 내릴 수 있었는데도 보훈처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군과 보훈처 안팎에서는 하 중사의 이번 공상 판정에 정무적 판단이 개입한 것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하 중사는 전역 직후인 지난 2월 1일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는데, 유공자 요건을 심사하는 보훈심사위원회 분과위원회는 지난 7월 "법률적 해석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사안을 심사위 본회의로 넘겼다.

심사위 본회의는 지난달 초 하 중사에 대해 공상 판정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심사위원들 간의 '표 대결'이 벌어졌고, 일부 심사위원은 "전(前) 정권에서 영웅이 된 사람을 우리가 굳이 전상자로 인정해줘야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훈처의 보훈심사위원장은 민주당 출신 정진 위원장이 맡고 있고, 성춘일 상임위원은 민변 출신이다. 판정이 내려진 지난달 초는 피우진 전임 처장의 임기 후반이었다. 보훈처는 이와 같은 심사 결과를 신임 박삼득 처장 취임 이후인 지난달 중순 하 중사에게 전달했다. 박 처장은 이와 같은 결정이 내려진 것을 모르고 있다가 하 중사가 반발해 이의를 제기한 뒤에야 전후 사정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병찬 kbc77@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