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라르트 다비트(Gerard David)의 '캄비세스의 심판'

  • 즐겨찾기 추가
  • 2019.11.14(목) 16:15
사설
헤라르트 다비트(Gerard David)의 '캄비세스의 심판'
  • 입력 : 2019. 10.27(일) 21:15
  • 조도환 논설위원
헤라르트 다비트(Gerard David)

*위 그림은 헤라르트 다비트가 그린 ‘캄비세스 왕의 심판’이다*

헤라르트 다비트는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그린 15세기 네덜란드의 화가다.
그는 브뤼헤의 회의장과 재판정(지금의 법원)으로 쓰일 건물을 장식할 그림을 주문받자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플랑드르 기법으로 작업한 화가로, 브뤼헤 최고의 화가이며 조화로운 색채와 세밀한 사실을 특징으로 하는 조용하고 경건한 종교적 주제를 주로 다룬 화가로 알려졌다.
르네상스 회화의 요소를 그 당시에 최초로 자신의 그림에 도입하여 주목을 받았다고 한다.

캄비세스 2세는 기원전 6세기에 활동한 페르시아 제국의 황제로 키루스 2세의 아들로 이집트를 정복한 인물로 알려졌다.
수메르의 신 마르둑(2020더비기닝 참조) 제사장을 맡았던 기록이 있으나 더 자세한 기록은 아직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비세스에 관한 기록을 찾아보던 중 네델란드 화가 헤라르트 다비트가 그린 ‘캄비세스 왕의 심판’이란 그림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그림이 요즘 시대 상황과 맞물려 본 위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림을 보면 작업대 위에 한 남자가 사지를 결박당한 채 묶여서 피부가 벗겨지는 것을 묘사하고 있다.
묶인 자는 시삼네스라는 재판관으로 당시 돈을 받고 부정한 판결을 내린 것이 알려지자 이에 대한 심판으로 캄비세스 왕이 시삼네스의 가죽을 벗기고 그 가죽을 끈으로 만들어 그가 앉아있던 의자에 묶게 한 뒤, 그의 아들을 그 의자에 앉히고 ‘이제부터는 네가 재판관이다, 너는 저 자리에 앉아 네 아비의 살가죽 위에서 어떻게 판결할 것인지 항상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화가 활동 당시의 네델란드의 시대상을 반영한 그림이라고 하니 역사는 돈다는 말이 헛된 말은 아닌 모양이다.
캄비세스 2세는 페르시아인으로 이집트를 정복하는 등 영웅으로 알려졌으나 그에 못지않은 폭정과 정복지에 대한 살육, 착취 등으로 폭군의 이미지도 갖고 있는 군주라고 한다.
그러나 그런 캄비세스도 판관의 판결은 곧 법으로서 사람들의 일상을 규정하는 힘을 지니고 있고, 돈이나 사적인 관계 등으로 공정하지 못한 판결을 내리는 것은 사회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끔찍한 형벌을 내린 것이라고 한다.

며칠 전 모 방송에서 PD수첩이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는데 그 내용이 사실이라면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정운호 사건’의 전직 판사 출신 변호사 사건, 기소 청탁 판사 사건, 상고법원 사건 등 판관, 판결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진 지금, 검사들까지 그런 협잡을 하고 있었다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지금 우리는 캄비세스 왕의 결단이 필요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무소불위, 견제장치가 없는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 그것은 역사가 말하고 있다.
화가는 재판정의 그림으로 왜 ‘캄비세스 왕의 심판’을 그렸을까?
...


조도환 신동아방송 논설위원
조도환 논설위원 smspd1@naver.com